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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마음속에 내 자리가 있다고 믿었던 착각

by Friendly M 202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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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없던 자리였다.
그런데 나는
거기에 오래 앉아 있었다.

 

그 사람은 한 번도
나를 자기 삶의 안쪽으로
들여보낸 적이 없는데,
나는 그 침묵을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라고
해석했다.

 

 

연락이 줄어들 때도,
중요한 이야기에서 늘 빠져 있을 때도,
미래 얘기만 나오면
웃으며 넘길 때도
나는 애써 이유를 만들었다.

 

그 사람이 나를 밀어낸 게 아니라
지금은 바쁜 거라고,
원래 표현이 서툰 사람이라고.

 

아주 오래된 연인들의 착각은
바로 여기서 가장 깊어진다.
확인받지 못한 마음을
이미 받은 것처럼
살아가는 것.

 

좋아해 주는 것과
선택해 주는 것의 차이를
알면서도,
그 중간 어딘가에
내 자리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마음에는
의자가 없다.
앉히지 않으면
그 자리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사람 마음속에
내 자리가 사라진 게 아니다.
나는 한 번도
초대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함께 보낸 시간들을 이유로
자리를 요구한다.
웃었던 날들,
다정했던 말들,
서로의 외로움을 메워주던 밤들을
하나씩 꺼내 들며
“그래도 나는
의미 있었잖아”라고.

 

하지만
의미 있었던 시간과
의미 있는 사람은
끝내 같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아픈 건
이별이 아니라
깨달음이다.
버려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

 

아주 오래된 연인들은
사람을 잃어서
무너지는 게 아니다.
자신이 믿고 있던 이야기가
혼자 만든 이야기였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서
무너진다.

 

그리고 가장 절망적인 건
그 사람 마음속에서
내 자리를 비우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그 자리를
끝내 인정하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가장 힘든 건
그 모든 시간이
사랑이 아니라
혼자 만든 자리였다는 걸
스스로에게
설명해야 하는 일이다.

 

혹시 지금도
누군가 마음속에
내 자리가 있을 거라 믿고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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